뿔과 대화들.

뿔은 어디에서 왔고, 무엇이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알 수 없는 정체인 뿔의 등장. 반응들.

원뿔은 신비스럽게 그리고 우연히 그림 속에서 탄생했다. 그리고 상황 속에 놓여져 있다.

아무도 설명해주지 않는다. 원뿔의 이유와 목적, 기능도.  

 

세상엔 알 수 없는 것들이 많이 있다.

의미도 모른채 스쳐 지나가는, 혹은 너무 익숙해서 알아차리지 못하는.

이미 많은 것들이 있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생겨났다가 사라진다.

내재된 의미를 마주하기도 전에, 외부적인 판단들이 나를 휘감아 버린다.

이렇게 파악되지 못하고 판단이 유예된 대상들은 추상적인 도형인 ‘원뿔’로 비유되어 그려진다.

원뿔은 언어의 중심 축이자 소통을 위한 매개물이다.

뿔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이야기가 회화를 통해 펼쳐진다.


 

나의 그림은 어떤 흐름을 가지고 흘러간다. 그리고 그 속에는 많은 사물들과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원래의 의미를 벗어 던지고 화면 속에서 새로운 관계, 새로운 위치를 잡기 위해 노력한다. 나는 그들을 가지고 장면을 구성하면서 나의 회화 안에서만 기능하는 상징체계를 만들어 나가려고 한다. 어떤 대상이 우연히 들어와 특정한 장소에서 낯선 의미를 획득하기도 하고, 사소한 사물이 갑작스레 상징적 존재가 되기도 한다. 또, 한 곳에서는 배경으로 사용되었지만 다른 곳에서는 중심이 되는 이중적 역할을 맡기도 한다. 회화 속에 등장하는 모든 것들은 단지 하나로만 의미있는 것이 아니라, 진행과 반복 속에서 그 의미가 형성 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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